대신관계와 대인관계
신앙에는 두 가지 관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과의 관계, 곧 대신관계(對神關係)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과의 관계, 곧 대인관계(對人關係)입니다. 이 둘은 서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은 사람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6장 10–12절에 등장하는 바울의 짧은 권면은, 하나님과 관계 맺고 살아가는 우리가 이 땅에서 어떤 대인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두 가지 중요한 가르침을 줍니다.
첫째, 영접의 기준이 세상과 달라져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세상은 돈과 지식, 권세와 영향력에 따라 사람을 대접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은 사람은 세상의 기준을 벗고 하나님의 시선으로 사람을 보기 시작합니다.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가볍게 여길 수 있었던 디모데를 향해 “그도 나와 같이 주의 일을 힘쓰는 자”라고 말하며, 그를 두려움 없이 있게 하고 멸시하지 말라고 권면했습니다. 디모데는 사람의 기준으로는 부족해 보일 수 있었지만, 하나님이 보시기에 귀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게 되면, 하나님이 귀하게 보시는 사람들이 우리에게도 귀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이 귀하게 여기시는 사람을 나도 귀하게 여기며 영접하는 것, 그것이 신앙인의 대인관계이며 주님이 기뻐하시는 참된 영접입니다.
둘째, 타인을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도움의 관계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깁니다. 사람을 경쟁자로만 여기면 마음속에 시기심이라는 왜곡의 안경을 쓰게 됩니다. 당시 고린도교회는 바울파와 아볼로파로 나뉘어 갈등하고 있었습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언변이 뛰어나고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던 아볼로는 바울의 자리를 위협하는 라이벌처럼 보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아볼로를 결코 시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가 고린도교회에 가서 성도들을 세우도록 강력하게 권했습니다. 왜냐하면 바울은 아볼로를 경쟁자가 아니라 돕는 '형제'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으면서 '자라게 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다'라는 사실을 확신했습니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의 은사와 수고를 나의 자리를 위협하는 무기가 아니라,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하나님이 보내주신 소중한 동역자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타인을 경쟁자가 아닌 돕는 자로 바라보는 것, 이것이 신앙인의 올바른 대인관계입니다.
대신관계는 결국 대인관계로 드러납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내 곁의 이웃을 무시하거나 시기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주님이 귀하게 보시는 사람들을 주님 대하듯 귀하게 대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나보다 뛰어난 은사를 가진 사람을 볼 때 시기 대신 진심 어린 축복을 건넬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낮은 자가 멸시받지 않고, 연약한 자가 두려움 없이 머물며, 서로 다른 은사를 가진 이들이 경쟁하지 않고 함께 자라가는 우리 비산동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