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유월절 이후 예루살렘에서 많은 표적을 행하시며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으셨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유대를 떠나, 유대인들이 꺼리던 사마리아 땅을 일부러 통과하십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멸시해 사마리아를 피해 먼 길을 돌아가곤 했지만, 예수님은 그 땅 한가운데로 들어가셨습니다.
  예수님이 도착하신 곳은 수가라는 작은 마을, 야곱의 우물가였습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십니다. 이 여인은 정오의 뜨거운 시간에 홀로 물을 길으러 왔습니다. 그녀는 다섯 번이나 결혼에 실패했고, 지금 함께 사는 사람도 남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인생은 상처와 외로움, 채워지지 않는 갈증으로 가득했습니다.
  예수님은 이 여인에게 먼저 말을 거십니다. “물을 좀 달라.” 유대인 남자가 사마리아 여인에게 말을 거는 것은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여인은 놀라서 “어찌하여 유대인인 당신이 사마리아 여자인 나에게 물을 달라 하십니까?”라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네가 만일 하나님의 선물과 네게 물 좀 달라 하는 이가 누구인 줄 알았더라면 네가 그에게 구하였을 것이요, 그가 생수를 네게 주었으리라”고 하십니다.
  여인은 “당신은 두레박도 없고, 이 우물은 깊은데 어디서 그 생수를 얻겠습니까?”라고 반문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고 하십니다. 
  이 여인은 매일 물동이를 이고 우물가를 오가며 인생의 갈증을 채우려 했지만 결코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붙잡았던 ‘남편’(바알, 주인)들은 인생의 중심이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가서 네 남편을 불러오라”고 하시며, 여인의 인생 깊은 곳의 상처와 갈증을 드러내십니다. 이 만남을 통해 여인은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로 달려가 “내가 만난 그리스도를 보라!”고 외치며 사마리아의 첫 복음 전도자가 됩니다.
  우리도 각자의 인생의 여러 ‘물동이’를 이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오직 예수님만이 영원한 생명수로 우리의 영혼을 채우실 수 있습니다.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우리 영혼의 갈증을 완전히 채워줄 수 없습니다. 예배란 이처럼, 주님 앞에 우리의 빈 물동이를 내려놓고, 생명수 되신 예수님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오늘 예배를 통해 인생의 물동이를 주님 앞에 내려놓으시고, 예수님만이 주시는 영혼의 만족과 은혜로 채워지시기를 축복합니다.

-권성식 목사-